2020년 첫 번째 뜨개 프로젝트 - 꽈배기 손모아 장갑 시작

my handicrafts/knit & crochet 2020. 2. 1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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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Drops Alpaca Party(Alpaca가 들어간 모든 실들을 30% 할인하는 이벤트!) 때

Alpaca(100% Alpaca) 실과 LIMA (65% Wool, 35% Alpaca) 실을 포함한 많은 실을 사놨죠.

거의 그대로 털실 바구니에 담아만 두었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하나 둘 꺼내 프로젝트를 구상해보면서 털실에서 무언가로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구매할 때부터 장갑을 뜨려고 했던 회색의 LIMA 두 볼을 꺼냈습니다.

딱히 정해둔 도안도 없고 어려운 건 뜨다가 지치기 일쑤인 걸 알기에

디자인적으로도 심플하고 예쁘면서도 뜨기에는 쉬운 장갑을 찾아봤습니다.

 

예전에 핸드 워머와 배색 손모아 장갑을 한 번씩 떠본 적이 있는데

핸드 워머는 손바닥면에서 몇 개의 코를 빼놨다가 거기에 엄지를 만들어주는 방식이었고,

배색 손모아 장갑은 엄지 시작 부분부터 코를 늘려가면서 만들어주는 방식이었어요.

코를 빼두는 방식이 훨씬 간단하기 때문에 고민 없이 이 방법을 선택했죠.

 

손모아 장갑의 생김새를 떠올려보면 대충 고무뜨기단으로 손목이 시작되고

그 위로 손 끝까지 쭉 메리야스 뜨기를 하거나 너무 심심하면 배색을 넣어주거나

아니면 저처럼 단색으로 뜰 경우 포인트가 될만한 무늬를 손등 가운데 넣어주면 됩니다.

 

저는 충분한 사전조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게이징, 도안 검색 등 ㅋㅋ)

일단 처음 시도는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합니다.

어차피 뜨개질 자체가 취미라서 풀었다 다시 떠도 괜찮아요 :D

 

LIMA 실 하나로는 너무 심심할 것 같아서 모헤어도 한 겹 합사 했어요.

모헤어 실은 정말 써도 써도 줄지 않는 느낌이에요.

아주 헤프게 써서 빨리 없어버려야겠습니다 :D;;

 

일단 시작은 '별실을 사용한 고무단 코잡기'로 32코를 잡고

4mm 대바늘로 원통형으로 한코 고무 뜨기로 손목단을 떠올라갔습니다.

 

최소한의 기법으로 제 손에 맞는 손모아 장갑을 뜨는 거라서 제대로 된 도안은 필요 없었지만

그래도 왼손을 만들고 나면 그것과 대칭인 오른손을 만들어야 했기에

작업 내역을 한 코 한 단 빠짐없이 기록하면서 떴어요.

 

게이징 실패로 고무단이 너무 빡빡했지만 메리야스단으로 넘어가면

혹시나 조금 널럴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이때 멈췄어야...)

 

실이 흔들리고 있으니 잡고는 싶지만 졸려서 일어나지는 않는 고양이 모리씨입니다 ㅋㅋ

 

깨끗한 단색의 LIMA와 비교한 모헤어 합사 편물의 느낌입니다.

모헤어 실의 심지가 되는 실이 약간 연한 회색이어서 마치 멜란지 느낌이 나네요.

 

중간중간 손에 끼워보면서 사이즈를 가늠해 볼 수도 있지만,

집에 있던 장갑과도 비교해보면서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왔구나 짐작할 수 있었어요.

손에 끼우면 늘어나면서 입체감이 생기는데 벗어두면 생각보다 더 기다랗더라고요.

 

휴- 바로 위 사진까지는 꽈배기 무늬 양 옆으로 안뜨기가 2코였지만

이 사진부터는 3코라는 걸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너무 작아서 처음부터 다시 뜬 거예요 ㅎㅎ

 

좀 이상하다 싶으면 빨리 풀고 다시 뜨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하하;;

 

결론적으로 한 코 고무단 시작은 36코로 잡았고,

고무단이 끝나고 무늬단 시작부터 다시 2코를 추가하여

전체적으로 38코의 너비를 가진 장갑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엄지 손가락이 들어갈 부분은 이렇게 손바닥 쪽에서 몇 개의 코를 별실에 빼두면 됩니다.

이 상태로 끝까지 다 뜬 후에 다시 별실 부분으로 돌아와서 실을 제거하고

코를 주워서 엄지 손가락 부분만 더 뜨면 완성인 거죠.

 

손바닥과 엄지가 분리되는 지점을 잘 찾아서 별실을 끼울 단을 정해야 합니다.

 

별실에 코를 빼두는 방법은 아주 쉬워요.

코를 빼둘 부분부터 다른 실로 6개의 코만 그대로 뜨면 됩니다.

6개의 코를 지나면 원래 뜨던 실로 아무 일 없었던 듯(?) 이어서 뜨면 되고요.

 

계속해서 코수 변화 없이 쭉 떠올라가다가

위 사진처럼 새끼손가락 끝부분까지 도달하면

이제 코를 조금씩 줄여가면서 마무리를 향해가면 됩니다.

 

제가 과연 도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일단 오른손을 뜨기 위해서 열심히 단마다 한 작업을 메모해두고 있긴 하지만

오직 저만 알아보는 기호와 표현이어서 서술형 도안이나 그림 도안으로 정리해둘 수 있을지 ?_? 

 

엄지 손가락 작업 직전의 상태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뒤꿈치 없는 양말 비슷한 형태랄까요?

엄지 손가락이 접혀있는 상태라 조금 답답해 보이... 아니 실제로 답답했어요 ㅋㅋ

 

참고로 빨간색 날짜와 시간표시는 챌린저스 앱을 통해 인증샷을 통해 찍을 때 기록되는 건데,

손으로 만드는 취미 챌린지를 진행중이어서 마침 뜨개 장갑을 찍었던 거에요.

 

우연한 기회로 접한 챌린저스 앱이 공부나 운동 습관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면서도

덤으로 소소하지만 현금도 모을 수 있어서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달 평균적으로 5천원 정도 쌓이더라구요.

 

각설하고, 다시 손뜨개 장갑으로 돌아오면,

빨간색 별실을 살살 빼내면서 위아래로 6개의 코를 바늘에 끼워줍니다.

엄지 손가락이 나올 구멍이 뿅 생겼어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단계긴 하지만 엄지의 위치가 잘 잡혔는지 한 번 껴봤습니다.

아주 딱 맞는 위치에 별실을 잘 걸었네요 +_ + 짜릿한 순간!

그리고 6코가 너무 적은가 싶었는데 이 역시 다행히 아주 적당했습니다.

 

이제 원통형으로 뜰 수 있도록 줄바늘로 코를 옮겨주고

그와 동시에 양 옆에서 코를 하나씩 더 주워서 총 14코가 걸리도록 해줍니다.

양 옆에서 코를 잘 주워야 엄지와 손바닥이 이어지는 부분에서 구멍이 벌어지지 않는답니다.

 

저는 6코 양옆의 단과 단 사이에 있는 가로로 걸린 실을 코로 주웠어요.

나중에 오른손을 뜰 때 어디서 코를 주웠는지 사진으로도 기록해두는 게 좋겠네요.

 

엄지는 엄지 길에 맞추어 원통형으로 쭉 떠주면 됩니다.

마지막에 돗바늘로 코를 줄이기 직전 단에서 두 코씩 모아 떠서 전체 코를 반으로 줄이고,

14코에서 7코로 줄어들면 돗바늘에 모두 꿰어 잡아당기면 예쁘게 모아지면서 마무리됩니다.

 

밤마다 조금씩 떴는데 그때마다 근처에 와서 자던 모리입니다.

안 자고 뭐 하는 건지 감시라도 하는 걸까요 ㅎㅎ

 

믿을 수 없겠지만 이 정신없는 노트는 이미 한 번 정리한 버전입니다 ㅋㅋ

글씨체도 뜨개 표시도 모두 저만 알아볼 수 있는 엉망진창 뜨개 노트! +ㅁ+//

 

적어둔 내용과 대칭이 되도록 오른손 장갑을 뜨기 시작했어요.

오른손을 천천히 마무리해서 첫 번째 뜨개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다시 다른 뜨개 책 설명을 참고해서 제대로 정리해두어야겠어요.

 

그리고 여유가 되면 모눈 노트에 그림으로 정리도 해보면서

뜨개 도안 만드는 방법도 공부해보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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