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컬러의 털방울 꽈배기 모자

my handicrafts/knit & crochet 2021. 2. 1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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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글주의! 코잡는 것 부터 완성까지 한 번에 기록하느라 피드가 매우매우 깁니다.

 

원래 한 동네 살던 친구들 세 명이서 종종 모여 뜨개질을 같이 했었는데

다들 뿔뿔이 이사하고 저는 잠시 야외 운동을 취미로 가지면서

뜨개질을 소홀히(!?)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나가서 운동도 못 하고

집콕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원래의 최애 취미였던 뜨개질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놓고 서랍과 옷장에 콕콕 박아두었던 수많은 털실들을 좀 활용해야겠더라고요.

 

아무튼 그 때 그 친구들과 카톡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꽈배기 방울 모자를

원격으로 함께뜨기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불쑥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입니다.

 

실을 자유롭게 고르고 게이징도 물론 자유롭게!

꽈배기 무늬가 들어간 대바늘 비니이기만 하면 되는 조건으로 시작~

 

서랍을 탈탈 털어서 어떤 실로 뜰까 엄청 고민했는데

DROPS 실 중 Fabel 검은색 두 볼과 Delight 한 볼을 선택했습니다.

 

이렇게 세 가닥을 합사해서 6mm 바늘로 뜰 거예요.

 

두 종류의 실 모두 75% 수퍼워시 울, 25% 폴리아미드로 소재는 같습니다.

단, Fabel은 꼬임이 있어 굵기가 일정하고 Delight는 꼬임없는 하나 가닥의 실로 되어 있어요.

Delight의 경우 양쪽에서 세게 잡아당기면 해지듯 끊어지는 실이라 매듭 짓거나 할 때 조심해야 해요.

 

게이징 흉내를 내보았습니다.

 

원래 정석으로 하려면 가로세로 넉넉히 떠서

몇 코, 몇 단이 10cm가 되는지 계산하는 것인데

모자의 경우 길이는 떠가면서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머리 둘레에 해당하는 두코 고무단의 콧수를 계산하기 위해 간단히 몇 단만 떠봤어요.

 

위 사진처럼 30코쯤 잡아 두코 고무뜨기를 6-7단 정도 진행했고

머리에 썼다고 가정해서 양쪽에서 살짝 당긴 상태에서 18코 정도가 10cm인 걸로 계산했습니다.

제 머리둘레가 약 56cm였기에 총 18:10=x:56 비례식으로 총 콧수 약 100코가 나왔습니다.

 

저는 딱 100코가 나와 문제가 없었지만 두코 고무뜨기의 경우 4코 단위로 무늬가 반복되므로

게이징으로 계산된 콧수가 4의 배우가 되도록 조금씩 가감해줘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매직루프 즉, 원통뜨기를 하기 위해 넉넉한 길이의 줄바늘에 100코를 만들어줬습니다.

시작부분이 좀 더 예쁘려면 별실을 이용하여 코를 잡는 게 좋지만

저는 그냥! 막코로 100코를 잡았습니다 :D//

 

이번 프로젝트의 테마는 힐링으로 정했거든요 ㅎㅎ

복잡하지 않은 뜨개방법으로 있던 실을 활용하여 쓸만한 모자를 만드는 거죠!

 

100코를 모두 만들어주고 50코와 51코 사이의 줄을 쑥 빼서 반으로 나눠줍니다.

 

그리고 코의 위 아래가 뒤집어지지 않도록 코의 모양을 잘 보면서

맨 마지막 코와 시작코가 마주하도록 잡고 첫 코를 단단히 떠줍니다.

헐겁게 뜨면 시작과 끝이 벌어질 수 있는데 나중에 돗바늘로 정리해줘도 되고요.

 

센터풀 방식으로 실의 가운데에서 실을 뽑아서 쓰면 실이 굴러다니지 않아 편하답니다.

전 데스크탑 받침 아래 공간에 실 세 볼을 살짝 끼워넣고 밤마다 조금씩 뜨개를 했어요.

 

뭔가 화려한 색상 변화가 눈에 띄는 고무단입니다.

근데 처음만 이렇게 중간부터는 어두운 색이 쭉 이어졌어요.

심심한 듯 했지만 무난함을 더해줘서 부담없이 뜰 수 있는 모자가 된 것 같아요.

 

두코 고무뜨기로 쭉쭉 떠올라가고 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실 자체가 화려하니 그냥 고무뜨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뜨려고 했는데

같이 뜨는 친구들한테 얘기하니 꽈배기 안 넣냐고 섭섭해(?)하길래 ㅋㅋ 중간에 풀고 떴다는 사실...!

 

방울은 안 달아도 되지만 집에 있던 페이크퍼 털방울 키링이 있어서 한 번 대봤더니

아주 잘 어울리더라고요? 검은색으로 화려함을 살짝 눌러주는 역할도 해줄 것 같아서

다 뜨고 나서 키링 부자재를 제거하고 달아보기로 했습니다.

 

밑단을 접어서 써줘야 귀여움이 더해지는데 ㅋㅎㅎ

생각보다 고무단을 넉넉하게 떠야 접었을 때 원하는 길이 5~7cm가 나옵니다.

 

무념무상 뜨는 중-

중간에 검은 부분이 좀 길고 위엔 주황색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

 

원통뜨기로 뜨면 중간중간 모자를 머리에 써보면서 길이를 가늠할 수 있어요.

위쪽으로 갈수록 코를 줄여가다가 마지막에 돗바늘에 코를 꿰어 쭉 잡아당기면 됩니다.

마지막에 코를 묶을 때 은근 길이가 줄어들어서 생각보다 넉넉한 길이로 떠주는 게 좋더라고요.

 

시현하다 레코더즈에서 증명사진을 찍고 오픈기념 이벤트 사은품으로 받은 투명 파우치인데

여태 숨어있다가 방정리하다가 발견하고 나니 뜨개 파우치로 아주 적격이더라고요.

 

두코 고무뜨기로 계속 뜨다가 너무 심심한가 싶어서 꽈배기 무늬를 넣어주기 위해

고무단 접는 부분 길이를 15cm로 잡고 그 부분까지 풀어냈습니다...하하.하...

 

근데 사실 뜨개질 하다보면 '너무 아까운데 그냥 계속 뜰까? 풀까?'할 때가 오면

미련없이 호로록 풀고 다시 뜨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ㅋㅋ

이미 마음에 걸린 부분은 완성 후에도 계속 미련이 남을 거고

고민하면서 계속 뜨면 풀어낼 양만 많아지는 거거든요 ㅎㅎ

 

줄바늘을 뺀 상태입니다.

겉뜨기 2코와 안뜨기 2코가 들쭉날쭉 나풀거리는 중

 

풀어낼 단에 단수링으로 표시를 해놓고 신나게 풀어주면 됩니다.

 

1/3이 조금 넘는 양을 풀어내게 되었습니다 :D;;

그래도 제가 가장 빠른 속도로 뜨고 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풀었어요.

 

합사된 상태로 돌돌 말아가면서 풀어냅니다.

Fabel 실에서 떨어져 나오는 실먼지가 어마어마해요 ㅠㅠ

 

사진만 봐도 재채기가 나올 것 같은 엄청난 먼지들-

 

사실 양말실로 유명(?)한데 저 그냥 실 소진을 위해 써버렸어요.

근데 모자는 이마쪽이 피부가 직접 닿기 때문에 부드러운 실로 뜨는게 아무래도 좋죠.

 

표시해 둔 단수링에 가까워져 오면 천천히 힘을 고르게 주어 풀어냅니다.

너무 세게 당기면 있어야 할 코가 빠져버리기도 하거든요. 조심조심-

 

단수링 덕에 풀어내야 할 단까지만 안전하게 풀 수 있어요.

 

이제 다시 줄바늘에 코를 주워서 걸어주면 됩니다.

원래 뜨던 바늘 호수보다 가느다란 바늘로 줍는 게 수월해요.

저도 빨간색 바늘로 뜨다가 코를 주울 땐 잠시 초록색 바늘을 썼습니다.

(정확한 mm는 패쓰... 헿)

 

원래 겉뜨기와 안뜨기 코는 각각 바늘을 넣어야 하는 방향이 정해져있지만

일단 줍는 게 일이니 주울 때는 아무 방향으로나 휙휙 바늘에 끼워줘도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뜰 때 코의 방향을 확인하여 오른쪽 바늘을 요리조리 넣어주면 돼요.

뒤집어서 주운 코는 바늘을 앞에서 뒤로 넣으면 원래대로 뜨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떠집니다.

 

자 이제 다시 빨간색 바늘로 꽈배기 무늬단을 떠주면 되는데

꽈배기 즉, 교차뜨기를 하면 보통의 메리야스단보다 폭이 좁아지게 됩니다.

두코 고무뜨기단에서 넘어가는 거라 그냥 해도 될 것 같았지만(!?) 그렇다 해도

꽈배기 무늬의 폭과 간격 때문에 6의 배수로 조정이 필요하긴 했습니다. (2코/2코 교차뜨기, 안뜨기 2코)

 

그래서 114코로 늘려주기 위해 7코마다 코늘림을 하면서 겉뜨기로만 한 단 진행했어요.

그리고 그 후부터 무한 꽈배기! 꽈배기 바늘 없이 뜨는 방법이 손에 익지 않아서 너무 손이 많이 가네요 ㅠㅠ

 

열심히 뜨다가 사진을 찍어봤는데 실이 너무 화려해서 꽈배기 무늬가 보이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괜한 짓을 한 건가 잠시 후회할 뻔 했지만 그래도 고무뜨기단과 몸판이 확연히 구분되는 효과는 있어서 만족!

 

실 한 볼에도 이렇게 중간중간 매듭으로 이어진 부분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건 그라데이션 실이란 게 무색하게 너무 다른 색상으로 급격히 바뀌어서

매듭을 풀어주고 실타래 바깥쪽 실이 더 무난하게 어울리길래 바꿔서 연결했습니다.

 

진한 보라색과 진한 회갈색이 아까 주황색으로 바뀌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죠.

 

또 신나게 뜨다보니 모자 하나를 떠도 실이 많이 남을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검은색 실 한 타래가 먼저 떨어졌습니다. 아마 하나는 쓰던 거였나봐요.

 

그래서 다 쓴 실 끝과 남아있던 한 타래의 바깥쪽 실꼬리를 연결해서

한 타래로 2가닥으로 뜨기를 시전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실의 양이 타이트할 지 몰랐는데 실 소진 프로젝트에 맞아 아주 뿌듯하네요? ㅋㅋ

 

머리에 계속 써보면서 어디쯤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잘 생각해야 해요.

 

저 모자의 경우 고무단 15cm 이후 무늬단부터 기록한 걸 보면

2코/2코 교차뜨기 + 2코 안뜨기로 폭을 계산하고 7단 마다 교차뜨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21단부터 코를 서서히 줄여갈 때는 안뜨기 2코를 하나로 뜨는 걸로 줄이기 시작해서

2코/2코 교차뜨기 코 부분을 2코/1코로 줄이는 식으로 서서히 줄였어요.

30단까지 떴고 마지막 단의 콧수는 78코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코가 너무 많아도 돗바늘로 꿰어 당겼을 때 너무 우글거려서 모양 잡기가 힘들어요.

 

포인트는 꽈배기 무늬의 수 자체는 줄어들지 않고 꽈배기 무늬의 폭만 좁아지는 겁니다.

그래야 꽈배기 패턴이 깨지지 않고 예쁘게 줄어들어요.

글로 적어서 전달이 잘 될지 모르겠...지만 ㅠㅠ

 

다시 한 번 도안의 중요성을 느끼며-

 

30cm 이상 실을 남기고 잘라준 후 돗바늘에 세 가닥의 실을 한 번에 꿰어

78개의 코를 모두 순서대로 끼워줍니다.

 

꽉꽉 잡아당겨서 모양을 예쁘게 잡아줍니다.

구멍이 좀 보인다면 이리저리 십자 방향으로 왔다갔다 해서 간격을 좁혀주세요.

 

모자를 뜨고 실이 딱 사진에 보이는 만큼만 남았어요 ㅎㅎ

뭔가 세 개의 실을 유용하게 쓴 것 같아 뿌듯한 순간입니다.

 

털방울을 달지 않아도 써도 심심하지 않은 모자로 완성되긴 했지만

원래 계획했던 게 있으니 일단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달아보기로 했어요.

 

키링의 고리를 펜치를 사용해 오링을 벌려 빼주고

털방울에 박힌 저 고리만 남겨둡니다.

 

검은색을 조금 잘라 그 고리에 통과시켜줬어요.

 

코바늘을 이용해서 양 끝실을 모자 안쪽으로 가져옵니다.

가운데 구멍으로 끼우는 게 아니고 구멍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끼워서 가져와야 해요.

 

위 사진은 모자를 뒤집고 두 가닥의 실을 안으로 가져온 모습입니다.

여기서 두 가닥의 실을 서로 묶어주면 되는 거예요.

싫증나면 털방울을 뺄 수 있도록 리본으로 묶어 마무리했습니다.

 

짠~ 완성된 무지개 컬러의 털방울 꽈배기 모자입니다.

화려한 듯 하지만 2가닥의 검은색 실을 합사하여 좀 무난한 편이죠 ㅋㅎㅎ

 

완성하자마자 날이 잠깐 풀리는 바람에 아직 실착해보진 못한 모자입니다.

 

9일 만에 완성했지만 나름 게이징도 해서 고무단이 답답하지 않게 적당히 텐션이 있고

또 중간중간 써보면서 길이를 가늠했더니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모자가 되었어요.

 

털방울이 좀 과한가 싶지만 과한게 핸드메이드의 매력이라며 ㅋㅋ 넘어갑니다.

 

확실히 완성해놓고 보니 꽈배기 무늬를 넣길 잘 한 것 같아요.

가볍게 시작했지만 은근 마음에 드는 모자가 나와서 기분이 좋아요!

 

이 다음엔 문어발 뜨개 프로젝트 중에 하나를 다시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무리를 좀 하고 새로운 걸 시작하는 버릇을 들여야지... 자꾸 이러니 완성품이 없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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