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위한 DIY 반자동문(?) 만들기
my sweet home/jimmoriarty the cat 2020. 12. 10. 23:23제가 요새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zzZ
이유인 즉슨, 제가 빛과 소리에 민감하여 잘 때 문을 꼭 닫고 자야 하는데
문을 닫아두면 밖에서 고양이 모리씨가 문을 열어달라고 긁고 울고 하거든요.
그래서 문을 열어서 들여보내고 다시 문을 닫고 자려고 하면 또!!!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겠다고 문을 다시 열라고 시위를 하네요 ㅠㅠ
가슴 아프게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낸 분들의 마지막 추모영상들을 가끔씩 접하면서
짧은 생의 소중한 고양이가 뭐라도 요구하면 지체없이 들어주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라...
아무리 졸리고 귀찮고 무시하고 싶어도 일단 일어나서 문을 다시 열어드리곤 했습니다 ^_____^
그렇게 한 번 들어왔다 나가면 끝이어야 하는데
추운 겨울이 되어서 식구들이 모두 문을 닫고 주무시니
제일 만만한(?) 막내 집사인 저한테 자꾸 오는 것 같아요?!
며칠 관찰 아닌 관찰을 해보니 약 3-5번 들락날락 거리는 것 같더군요.
문을 닫으면 제가 일어나서 문을 열어야 하니 잠에서 깨고
그렇다고 문을 열어놓으면 고양이가 나가면서 발로 홱! 밀어내니 문이 활짝 열려버려서 또 깨고
이게 며칠 반복적으로 지속되니까 수면의 질이 똥망폭망 해버렸습니다.
수면사이클은 이미 깨지기 시작했지만 더 심각한 불면증으로 가버리기 전에!
모리가 원할 때 알아서 들어오고 나가게끔 문을 손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래서 열심히 찾아보니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모든 반려인들의 고민이었을 테니 제품화 당연히 되어있었습니다.
1) 문을 뚫어서 고양이가 밀고 들어올 수 있는 '펫도어'를 설치하는 방법
2) 문을 뚫을 필요가 없는 '견문'이라고 하는 제품을 부착하는 방법
두 번째 제품인 견문의 경우,
고무줄의 장력을 이용해서 동물이 머리로 밀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문이 완전히 닫히진 않지만 문이 활짝 열리는 건 방지할 수 있더라고요.
두 제품 모두 15,000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지만
저는 당장 오늘의 숙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로 DIY로 고고!
문을 뚫는 건 제품이 반드시 필요할 뿐더러 너무 대공사가 되니 포기하고
견문의 원리를 연구하여 고무줄을 사용하여 문이 닫혀지게끔 고안을 해봤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문과 문틀에 붙여서 고무줄을 걸어둘 고리만 있으면 되는데
고무줄이 잘 걸려있을 그 모양새가 관건이었어요.
고리... 후크 모양을 생각하니 마스크에 딸려오는 흰 고리가 떠올랐습니당!!
유레카 ㅋㅋㅋㅋㅋㅋ
짜잔-
마스크 고리 2개와 향초 심지 고정용으로 대량구매했던 원형 양면스티커,
그리고 고무줄만 있다면 재료는 모두 준비된 상태입니다.
양면스티커 대신 접착력 강한 양면테이프를 써도 되고요.
고리의 동그란 부분에 양면스티커를 붙여줬습니다.
향초 심지 고정용이라 엄청 끈적끈적한 편이에요.
고리의 방향을 괜히 이리저리 시도해보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둘 다 열린 부분이 위로 가도록 해야
평소 사용하지 않을 때 양쪽 중 어느 곳에나 편히 걸어둘 수 있어요.
방문 안쪽에서는 이렇게 문짝에 붙이면 됩니다.
높이는 그냥 손이 잘 닿는 위치로 정하면 고무줄을 걸고 뺄 때 편하겠죠.
고리의 위치는 문을 닫을 때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닫아보면서 정하시면 됩니다.
좀 더 안쪽으로 붙여도 고리가 워낙 말랑말랑해서 고무줄 끼우는 데 문제는 없겠더라고요.
한 번 테스트 삼아 고무줄을 걸어보니 제 눈엔 벌써 그럴싸(?)해 보입니다 ㅋㅋ
이건 문 바깥에 붙인 고리입니다. (고리의 열린 쪽이 위로 가도록 다시 바꿔 붙였어요!)
제가 자는 시간에만 사용할 장치이므로 평소에는 바깥쪽 고리에 고무줄을 걸어놔야 하기 때문에
위 사진과는 반대로 고리의 열린 부분이 위로 가도록 붙여야 합니다.
고무줄을 바깥쪽 고리에 걸어봅니다.
고무줄의 탄성은 너무 세도 문제에요.
고양이가 밀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탄성이 셀수록 힘이 더 들 수 밖에 없고
또한 제가 자는 동안 계속 고리에 걸려있어야 하는데
탄성이 세서 양쪽 고리가 지속적으로 장력을 받게 되면
부착된 스티커가 떨어져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처음에 고무줄을 좀 짧게 묶어서 걸어놨더니 틈은 좁아져서 좋았지만
1시간이 지나자 고리 하나가 똑 떨어져버렸어요 ㅠㅠ
밸런스를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방 안쪽으로 들어와서 고무줄을 안쪽 고리에도 걸어준 모습입니다.
바로 이렇게 사용하는 거에요! ㅋㅋ
문을 완전히 닫는 건 포기하지만,
고양이가 원할 때 드나들 수 있도록 항상 열어두되
최소한의 문틈만 열어두어 제 잠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거죠 +ㅅ+//
밖에서 보면 이런 모양이겠죠.
손님이 와있거나 해서 방문을 활짝 열어두기 어려운 상황일 때는
이렇게 바깥쪽에서 걸어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후-
집에 굴러다니는 흔한 재료를 활용해서 이렇게 쉽게 원하는 문을 만들 수 있었다니 ㅠㅠ
이제 고양이 발에 힘없이 밀려버리는 도어스토퍼 따윈 필요없는 감격스러운 밤입니다.
문셔틀에서 해방되고 싶으신 집사분들이 계신다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ㅎㅎ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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