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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던 장갑 4년 만에 짝 찾아주기

save the planet/recycle & upcycle 2021. 1. 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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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글 주의!

 

2017년 12월 19일!

 

2013년 즈음인가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받아 아끼던 장갑인데

오른쪽 장갑을 잃어버렸던 날 너무도 속상해서

사진을 찍어뒀더니 날짜까지 알 수 있네요 ㅋㅋ

 

빈폴 패딩장갑인데 한 사이즈 상품인데도 사이즈가 작게 나와

제가 끼고 있으면 꼭 주변 분들이 끼워보려고 하는데 못 끼는...

그런 귀엽고 빵빵한 따뜻한 장갑이에요.

 

몇 년 동안 잃어버리지 않고 잘 끼고 다녔었는데

어느날 택시에서 오른손 장갑을 벗고 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집 앞에 도착해서 헐레벌떡 내리다가 글쎄 택시 안에 두고 내렸지 뭐에요.

 

두고 내릴 데가 택시밖에 없어서

다음 날 택시 영수증에 있는 고객센터로 전화를 해서

기사님과 통화까지 했는데 황당했던 그 날의 대화 ㅋㅋ

 

'여보세요? 어제 택시탔던 사람인데 혹시 뒷좌석에 장갑 한 짝 없었나요?'

'아... 장갑! 있었어요. 있었는데...'

 

기사님이 기억하시길래 이제 찾았구나 싶었는데

 

'근데 그 바로 다음 손님이 장갑을 가지고 내리셨어요.'

'...?! 장갑을 가지고 내렸다고요?'

'네, 잡을 새도 없이 하차해서...'

'혹시 그 분 연락처 확인할 수 없나요? 영수증으로라도'

'현금 결제 손님이라 어려울 것 같네요.'

'네 ㅠㅠ 확인 감사합니다.'

 

ㅠㅠ 이렇게 제 오른쪽 장갑과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짝 밖에 없는 그 장갑을 그 분은 왜 가지고 내린 건지 대체-

혹시 경찰서에 맡겼을까 싶어서 홈페이지 분실물 습득 게시판을

매일같이 드나들며 확인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그걸 기사님한테 맡겨야지 왜 가지고 내려 ㅠㅠ ㅋㅋㅋㅋ

 

분실물로 등록할 때 사용하려고 찍은 사진 두 장입니다.

연락이 따로 없던 걸로 봐서 습득된 건 없었나 보더라고요.

 

패딩 충전재는 솜이고 손목도 인조퍼로 장식되어 있는데

광택이 싸구려(?)처럼 보이지 않고 괜찮았어요.

 

 

손모아 장갑 형태이지만 속은 손가락이 분리되어 있어

낄 때 손가락을 맞춰서 끼워야 합니다.

좀 더 따뜻한 느낌이에요.

 

결국 찾는 걸 포기하고 선물해 준 친구에게 이실직고 했는데

그래도 몇 년간 잘 썼으니 오래 쓴 거라고 됐다고 위로를 해주네요.

 

분실했을 땐 이미 출시된지 4년이 되어 단종된 장갑이라 다시 살 수도 없고

제 마음에 쏙 드는 장갑이라 한 짝을 버리지도 못하고 또 다시 4년이 흘렀습니다.

 

중고로 살 생각은 안 해봤냐구요? 물론 찾아봤죠!

그러다 진짜 웃픈 사연을 만났답니다.

 

중고나라에서 본 반대쪽 분실 사연 :D;;

저처럼 한 짝을 잃어버렸는데 이 분은 왼쪽을 잃어버리시고

한 번 새로 구매하셨다가 또 왼쪽을 잃어버리셔서

오른쪽 장갑만 두 개나 가지고 계신 분이었어요.

 

저는 오른쪽 장갑이 필요한데 ㅠㅠ

이 분은 판매가 아닌 왼쪽을 구하시던 상황이더라구요.

휴... 저처럼 이 장갑을 정말로 아끼는 분이셨나 봐요.

눈 앞에 두고도 살 수도 없는 상황을 지나 또 시간이 지났죠.

 

2021년에 되어 문득 요즈음 애용중인 당근마켓에 혹시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구글링으로 '빈폴 패딩장갑 중고' 이런식으로 검색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딱 하나! 아니 사실 두 개의 글이 검색되었는데

하는 헬로마켓? 그런 쪽에 올라온 게시글인데 판매완료 표시가 있었고

나머지 하나가 당근마켓이었는데 아직 판매중인 상태인 거에요!

 

드디어 찾았구나! 싶었는데 아시다시피 당근마켓은 지역이 같지 않으면

게시글 검색은 가능하지만 거래를 위한 채팅은 불가합니다.

 

지역이 다행히도 울산이더라고요.

울산의 지인을 찾아 판매자와 대신 채팅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제가 이체를 하면 서울로 택배를 보내는 것으로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Db

 

그리하여 제 짝을 찾은 저의 패딩장갑 +ㅅ+//

왼쪽이 두개니까 왼쪽은 한 번 더 잃어버려도 되겠어요(엥)

이렇게 세 개를 뒀다간 왼쪽만 두 개 들고 갈 수 있으니 한 짝은 옷장에 고이 보관중이랍니다.

 

아무튼 단돈 만원에 다시 낄 수 있게 된 최애장갑입니다.

앞으로 닳아서 못 쓸 때까지 잘 써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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