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바늘로 뜬 검은색 반소매 원피스
my handicrafts/knit & crochet 2017. 7. 16. 00:47스웨터를 완성하고 나서 자신감이 붙으니 뜨고 싶은 게 바로 원피스였습니다.
단순히 스웨터를 길~게 뜨면 원피스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였죠 ㅎㅎㅎㅎ
그래서 심플한 디자인의 니트 원피스들을 핀터레스트에서 찾아보다가
바로 아래 보이는 러시아 사이트를 찾게 되었습니다.
공개도안인데다 텍스트와 그림까지 제공이 되었지만
결정적으로 러시아어로만 나와있었어요 ㅠㅠ
구글 번역기를 통해 번역을 시도했지만 매끄럽게 되지 않아서
도안대로 뜨는 건 일찌감치 포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완성된 이미지만 참고하여 반폴라 부분부터 탑다운으로 시작해서
소매분리 후 반소매를 완성하고 원하는 길이가 될 때까지 원통뜨기로 쭉 내려가기로 했죠.
원래의 도안은 앞판, 뒷판 그리고 소매도 다 따로 떠서 나중에 잇는 방식이었습니다.
원통뜨기로 옷을 만들면 모양이 잘 잡히지 않고 솔기(시접)가 있어야 각이 잡힌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아서
저는 비록 원통뜨기로 뜰 예정이지만 가짜 솔기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겉뜨기 사이의 안뜨기 무늬가 있는 걸 참고해서
양 옆구리에서 2코를 안뜨기로 떠서 솔기처럼 보이게 할 거에요.
처음에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풀어버리기 전에 찍어둔 사진입니다.
목둘레를 재고 한코 고무뜨기로 게이징을 해서 너무 타이트하지 않게 콧수를 정해 시작단을 잡으면 되는데
몇 단 마다 몇 코씩 늘려야 가슴둘레까지 적당한 경사로 내려갈 수 있는지 잘 계산을 해야 합니다.
옷 만드는 방법을 어디서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저는 그냥 운에 맡기고 ㅋㅋㅋㅋ
그리고 대충 니트는 어떻게든 몸에 맞게 입혀질 거라 믿고!
예전에 스웨터 뜰 때 봤던 Ravelry - Brick 도안을 참고하여 격단으로 8코를 늘려나갔습니다.
근데 떠보고 나니 이렇게 코늘림 부분에 구멍이 생기더라고요.
이걸 막기 위해 격단으로 8코 늘리는 것 대신 매단 4코를 늘리는 것으로 바꿨어요.
홀수단은 왼코늘리기, 짝수단은 오른코늘리기 이런식으로요.
이렇게 하면 구멍이 좀 작아집니다.
한 번 풀어내고 나니까 한코 고무뜨기 시작단 잡는 것도 귀찮고
이제 다시 풀어내지 않게 정확히 계획을 세우고 뜨기 시작해야겠다 싶어서
밤을 새가며 저만의 도안을 그리기 시작했죠.
잠을 안 자고 끄적거리고 있으니 고양이 모리씨도 곁에 서성이네요.
별실로 시작단 잡기를 탈출하고자 흔들코도 새로 공부해서 잡아봤습니다.
매번 동영상을 봐도 방향이 헷갈리길래 화살표로 이리저리 표시해놨어요 ㅋㅋ
확실히 익숙해지면 속도는 훨씬 빠를 듯 해요.
근데 나중에 스웨터 강의를 들을 때 선생님 왈,
흔들코는 고수가 아닌 이상 힘조절이 어려워 균일하게 코잡기가 어려우니
손이 조금 더 가더라도 별실로 잡는 걸 추천하신다고...
한 번 해본 걸로 의의를 두고 다음엔 별실로 잡아야겠습니다 ㅋㅋ
어느정도 계획이 정리되고 나서 다시 시작한 상태!
목은 15단 정도로 뜨고 코늘림에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떠서 소매분리까지 오면 뭔가 큰 숙제가 하나 끝난 느낌이죠.
진동둘레의 코를 별실로 빼놓고 몸통을 원하는 길이까지 떠 내려가면 됩니다.
뜨개모임에서도 열심히 열심히!
길이가 길어질수록 밖에서 뜨기는 힘들어져서 나중엔 집에서만 떴어요.
겨드랑이 아래에서 6코씩 추가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중앙의 2코는 안뜨기로 떠서 가짜솔기를 만들어줬고요.
허리라인을 넣어주기 위해 7단마다 등쪽에서 2코씩 줄였어요.
이렇게 허리 가장 잘록한 부분까지 진행하다가 다시 7단마다 2코씩 늘려주면 됩니다.
엉덩이를 지나고 나면 코늘림이나 코줄임없이 일자로 뜨다가 마무리하면 되겠죠.
열심히 뜨다보니 문제가 생겼어요.
미국 출장을 다녀오는 지인을 통해 구매한 실인데 너무 많이 주문하면 가져올 때 짐이 될까봐
검은색 실을 8볼만 주문했는데 위 사진만큼 뜨고 나니 4볼을 쓴 상태더라고요.
이렇게 초록색 Air 6볼과 검은색 Merino Extra Fine 8볼을 부탁했었죠.
덕분에 의도치 않게 초미니 니트원피스가 될 지경이었는데...
다행히 그 전에 사서 목도리를 뜨고 남은 같은 실의 다른색(연갈색)이 3볼 정도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소매도 좀 짧게 줄이고 몸통 길이는 검은색 실로 최대한 뜨다가 연갈색으로 연장하기로 했죠.
소매는 처음에 5부 정도로 무늬를 넣어 만들어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서
다시 다 푸르고 3부 정도로 무늬없이 고무단 배색만 넣어 마무리를 했습니다.
아직 완성하지도 못한 프로젝트인데 고양이 털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ㅠㅠ
이것은 집사의 데스티니 -ㅠ-
퇴근하고 저녁에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무념무상 겉뜨기를 해줬더니 생각보다 금세 진도가 나갑니다.
잘 입고 다니는 주황색 니트원피스 길이를 기준으로 삼기 위해 깔아놓고 중간중간 길이 비교를 했습니다.
작년에 뜨기 시작하면서 그 해 겨울이 지나기 전에 입는 걸 목표로 다른 프로젝트를 다 멈추고 올인했었어요.
등쪽으로 뒤집어서 사진을 찍어둔 건데 허리라인이 쏙 들어간 게 보이시나요?! :D
검은색 실이 다 떨어질 무렵 연갈색 실로 배색을 넣기 시작합니다.
나름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려고 했으나 장력조절에 실패하여 도트무늬가 자꾸 숨어버리네요 ㅠㅠ
실을 담아둔 통에 기어이 들어가서 쉬는 프로방해꾼입니다.
배색 부분부터는 코줄임없이 일자로 떴던 것 같아요.
어차피 고무뜨기로 마무리가 되면서 살짝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굳이 코줄임이 들어갈 필요가 없거든요.
중간 중간 입어보면서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길이까지 연갈색실로 충분히 떠 내려갔습니다.
몸통 끝 부분도 목부분 반폴라와 동일하게 한코 고무뜨기 15단으로 떴습니다.
극악의 콧수지만 완성도를 위해 돗바늘로 정성껏 마무리했어요!
짜잔~!
감격의 완성샷... 이지만 마룻바닥에 내팽개쳐두고 찍으니 영 테가 나지 않네요.
입으면 꽤 예쁜 옷인데 이 사진으로 완성했다고 자랑했더니 다들 반응이 시큰둥 ㅋㅋ
아랫부분 배색이 살짝 쪼그라들었는데 입으면 늘어나니까 다행히 별로 티가 나진 않아요.
검은색 실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는 바람에 원래는 무늬가 더 있는데 짤렸어요 ㅋㅋ
문제의 뒷 부분 ㅋㅋ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4.5mm 대바늘로 뜬 편물이라 꽤 톡톡한 두께입니다.
아주 추운 겨울에 입어야 할 정도에요.
반소매긴 하지만 날이 풀리면 입고 나온 걸 후회할 옷 ㅋㅋㅋㅋ
친구들이랑 영화보러 갈 때 처음으로 입고 나갔지요.
영화 끝나고 카페에 갔을 때 직접 뜬 옷이라고 했더니 우오옹~!
친구의 손을 빌려서 착용샷도 하나 남겼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에 검은색이기도 해서 회사에도 몇 번 입고 갔었어요.
연갈색 배색때문에 검은 스타킹보다는 맨다리에 입어야 예쁜 옷이지만
맨다리를 입을 날씨에는 또 입을 만한 두께가 아니다보니 조금 애매하네요.
그래도 아주 추운 겨울에 입기 좋은 원피스가 생겨서 좋아요~
꽤 큰 프로젝트를 완료했으니 이후로는 수세미 등 자잘한 프로젝트만 하고 있는데
다가올 가을/겨울에 입을 스웨터 디자인을 빨리 찾아서 시작을 해둬야겠습니다.
다음에는 아래 이미지처럼 색색깔의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원피스를 떠보려고요.
너무 상큼하지 않습니까 +_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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